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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탐구 ②] 달콤한 바닐라 라떼 한 잔, 이지수 배우


배우의 취미를 다뤄보는 특집, 오늘은 두 번째 취미로 커피의 한 종류인 바닐라 라떼에 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선 바닐라 라떼는 에스프레소에 우유와 바닐라 시럽을 넣은 커피인데요. 바닐라 라떼에 푹 빠진 매니아는 현재 뮤지컬 <스위니 토드>에서 조안나 역으로 열연 중인 이지수 배우입니다.

이지수 배우는 다양한 카페의 바닐라 라떼를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vanillatte_ellis)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을 만큼 평소에도 여러 곳에 방문하여 바닐라 라떼를 먹어 보고 기록하며, 직접 집에서 만들기까지 할 만큼 바닐라 라떼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습니다. 그런 이지수 배우에게 직접 카페를 추천받아 라떼를 마셔보며 인터뷰를 나누었습니다. 생각보다 깊고도 넓은 라떼 세계를 알려준 이지수 배우와의 인터뷰를 만나보시죠.


처음에 바닐라 라떼를 좋아하게 된 계기를 들려주세요.

고3 시절 수능 준비하다가 잠이 너무 와서 커피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던 게 처음 같아요. 그때는 한참 김연아 님이 선전하시던(웃음), 그 믹스커피만 마셨어요. 그게 쓴맛 없이 달달해서 마시기 좋았거든요. 그러고 그 당시 나이에는 스타벅스나 이런 커피를 사 먹기 너무 사치스럽기도 했고요.

대학생이 된 해에 상경해서 카페에 갔는데 그때 처음 마셨던 커피가 아마도 카페모카였던 것 같아요. 커피를 잘 못 마신다고 하니 카페 직원분이 추천해주셨던 메뉴인데, 제 입에는 초콜릿 맛이 너무 달았어요. 별로 내 스타일이 아닌데? 싶어서 그 이후로 한참 동안은 커피에 대한 관심을 끊었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공연하던 때는 하루에 2회를 해야 하는 날이라 너무 피곤하더라구요. 자양강장제는 심장이 너무 두근거리고 안 맞아서 또 카페인의 힘을 빌리러 카페에 갔죠. 카페모카 대신 달달한 커피가 있냐고 여쭤봤더니 ‘그럼 바닐라 라떼는 어떠세요?’ 하고 추천해주셨어요. 그때 추천해주셨던 스타벅스 파트너 분 닉네임이 아직도 기억나요. 애플님. (웃음) 그분께서 추천해주신 바닐라 라떼를 먹어봤는데 제 입맛에 딱 맞고 너무 맛있었어요. 그렇게 입문을 시작했고 그 무렵에 친구가 유럽 여행을 갔다가 한국에는 팔지 않는 스타벅스 바닐라 시럽을 사다 줘서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했고요. 그렇게 한 우물만 파다 보니 바닐라 라떼의 무궁무진한 세계에 대해서 알게 된 것 같아요. 그게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죠.


라떼 하면 종류가 참 많은데 꼭 ‘바닐라’ 라떼인 이유가 있나요.

다른 단맛은 맛이 없어요. 물론 주관적인 거지만 제 입맛에는 바닐라 라떼가 가장 맛있더라고요. 물론 바닐라 라떼 중에서도 안 맞는 게 있어요. 바닐라 라떼 마다 바닐라 맛을 첨가하는 방법이 다 달라요. 시럽을 쓰는 곳이 있고 파우더 형으로 쓰는 곳이 있고, 또 어떤 곳은 시럽과 파우더를 혼합하기도 하고요. 카페를 가면 항상 첫 번째 메뉴로 바닐라 라떼를 먹어보니까 지금까지 적어도 200군데는 먹어보지 않았을까 싶어요. 요샌 집에서 바닐라 빈을 사서 시럽을 직접 만들어먹기도 해요. 그게 가장 맛있어요. 왜냐면 착향료나 부가적인 성분들이 안 들어가고 깔끔하니까요.


직접 바닐라 라떼를 만들어 마신다고도 했는데 집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만드는지.

최근에 팬분들이 생일 선물로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주셔서 처음 써봤는데, 사실 라떼를 만들어 먹으려면 에스프레소가 진해야 하는데 가정용 에스프레소 기계는 압력이 약해서 카페만큼 진하게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했거든요. 조금 연하긴 하지만 더치 커피와는 다른 커피 맛이 나서 집 밖으로 나가기 싫을 때 애용하고 있어요. 원래는 집에서는 더치 기구로만 내려 마시고 있었거든요. 물론 더치 에스프레소랑 리얼 에스프레소가 많이 다르지만 더치라떼 안에 바닐라 시럽을 넣어도 더치만의 매력이 있어서 즐겨 먹어요.

모카포트도 사봤는데 제가 잘 사용을 못 하는 건지 맛이 쓰기만 하고 여러 방법으로 시도를 해봐도 다루기가 어려워서 실패하고 있어요. 에어로프레스를 사용해 봤을 때도 좋았구요. 근데 힘이 많이 들어가서 마음먹고 해야 해요. 또 캡슐 커피는 제 입엔 너무 맛이 없어서 안 먹고 있고요. 전동 그라인더도 샀는데 추출 방법에 따른 분쇄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서 잘 못 쓰고 있어서 원두를 살 때 사용하려는 기구용으로 분쇄해달라고 하고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먹고 있어요.



라떼에 있어서 본인의 취향이 있다면?

해외여행을 가면 꼭 라떼를 먹어보는 편인데 나라마다 우유에 따라서도 라떼 맛이 많이 달라져요. 그래서 같은 스타벅스끼리 놓고 비교를 해봐도, 나라가 달라도 원두나 레시피는 같을 텐데 맛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한국의 카페 중에선 서울우유보다는 매일우유 쓰는 곳을 더 좋아해요. 좀 더 깔끔한 느낌?

원두는 신맛 나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 신맛 나는 원두가 라떼랑 어울린다는 말도 있던데 저는 원두의 신맛이 바닐라 라떼의 단맛과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조금 피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저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에요. 추워도 무조건. 다만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희석이 되니까 빨리 마시려는 편이에요. 녹으면 맛이 없어져서 녹기 전에 얼른 마십니다.


바닐라 라떼 계정을 만들게 된 계기는?

제가 배우들 사이에서 바닐라 라떼만 마시는 애로 유명해요. 왜냐면 같이 커피 사는 경우에 보통은 다들 아메리카노로 통일하는데 저는 바닐라 라떼… 이렇게 소심하게 따로 주문하고 이러거든요. (웃음)

그래서 주변에도 소문이 나다 보니 나만 알기 아까운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맛있는 카페가 있는데 나 혼자만 가기 아까우니까. 그래서 주변에 소개를 하고 싶은데 제 개인 계정에 올리면 안 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따로 만들게 됐고, 요새는 팬분들이 그 계정을 보시고 제가 올린 카페를 따로 찾아가시기도 하셔서 뿌듯해요. 저로 인해서 라떼에 입문하셨다는 분도 있고요.


오늘 인터뷰 장소로 경리단길의 SARU과 성신여대의 클라츠라는 카페를 추천하셨어요.

클라츠는 제가 학교 다니면서 가장 자주 갔던 곳이에요. 그리고 그 가게는 직접 원두까지 로스팅을 하시는데 너무 맛있어요. 클라츠의 바닐라 라떼가 수제 바닐라 빈 시럽을 쓰기도 하고요. 단골이 된 이후로 사장님께 여쭤봐서 시럽을 조금 나눠 받기도 하고, 저에게 시럽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셔서 배우기도 했어요.

오늘 방문한 SARU도 좋아해서 자주 오는 곳 중 하나에요. 애견동반이 가능해서 가끔 강아지 손님들도 있고. (웃음) 여기서는 오늘 주문한 시그니처 메뉴인 ‘모사부카’를 제일 좋아해요. 제가 이 카페에 처음 오자마자 ‘시럽은 어떻게 쓰세요?’ 하고 여쭤봤었거든요. 그래서 사장님이 어떤 류의 커피를 좋아하냐고 물으셔서 저는 바닐라 향을 좋아한다, 했더니 추천해주신 음료에요. 뭐 넣었는지는 비법이라고 안 알려주셔서… 새로운 메뉴들도 자주 나오고 사장님도 특이하시고 분위기도 좋아서 평상시에 제가 친구들을 자주 데려오기도 하고요. 저의 아지트 같은 곳이에요.


또 다른 카페 추천 리스트가 있다면?

우선 제가 바닐라 라떼 때문에 살이 자꾸 쪄서 이제는 라떼에도 조금 입문을 했어요. 아메리카노는 너무 쓰기도 하고 제게는 카페인 효과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서 잘 못 마시거든요. 요새 라떼를 진짜 맛있게 먹고 있는 곳이 있어요. 성신여대에 있는 모블러라는 작은 가게인데요. 직접 만드시는 휘낭시에 같은 작은 디저트도 맛있지만 라떼가 정말 너무 맛있어요. 진짜 고소하고 너무 맛있어서 처음 먹고 나서 대체 어떻게 만드시는지 사장님께 여쭤볼 정도였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에스프레소 기계를 수동으로 쓰셔서 반자동 기계를 쓰는 다른 까페들보다 진하게 나온다고 하시더라고요. 요새 맨날 거기 가서 사는 것 같아요.

대학로에 있는 라꼴롬브도 맛있어요. 뉴욕에 본점이 있는 체인 카페에요. 원래 제가 알기론 한국에 두 곳이 들어왔는데 다른 한 곳이 사라져서 대학로에만 남아 있어요. 제가 뉴욕에 있는 라콜롬브에 갔을 때 라떼를 너무 맛있게 먹었었는데, 한국에 들어오면서 한국 고객층을 노린, 뉴욕에는 없던 바닐라 라떼가 새로 생겼더라고요. 공연 보기 전에 가볍게 아보카도 샌드위치도 추천하고요. 같은 대학로에 있는 브알라도 맛있어요. 브알라는 바닐라라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베이스를 사용해서 맛이 독특하고 굉장히 진해요.


바닐라 라떼와 함께 추천할만한 디저트를 알려주세요.

사실 바닐라 라떼는 그 자체가 달아서 같이 무언가를 곁들어 먹기엔 애매한 것 같아요. 케이크를 같이 먹게 되면 입이 너무 달아서… 사실 체중조절을 해야 할 때조차, 제가 바닐라 라떼를 포기 못 하겠더라구요. 그래서 한 끼를 삶은 달걀 두 개와 바닐라 라떼 이렇게 때운 적이 있는데 나름 그 조합도 신선하고 어울리는 조합이었습니다. (웃음)


평소에 카페를 고르는 포인트가 있다면요?

커피값이 아니라 장소 값을 내는 것 같은 카페는 잘 가지 않아요. 너무 시끄럽고 사람이 몰리는 곳보다는 아지트스러운 곳을 좋아해서 앉아 있을 때 마음이 편안한 곳이 좋은 것 같아요. 요새 유행하는 낮은 테이블도 싫고요.

카페에 가게 되면 가서 책 읽는 걸 가장 선호하고 저는 영어를 계속해서 안 놓으려고 꾸준히 공부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가요 나오는 카페보다는 가사가 없는 음악이 나오는 카페가 집중하기 더 좋은 것 같아요.


나중에 직접 카페를 운영해볼 생각도 있나요?

그럼요. 이미 계획이 다 있어요. (웃음) 물론 계획만 있고 아직 여유는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라떼 전문 카페를 오픈할 생각이에요. 바닐라 라떼도 취향에 따라 파우더나 시럽으로 갈리기도 하고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할 수도 있고 디카페인 원두를 사용할 수도 있고… 라떼에 관해서는 뭐든지 커스텀이 가능하도록 하고 싶어요. 바닐라 라떼를 안 마시는 일행과 같이 오는 경우를 대비해서 그냥 라떼랑 아메리카노 정도만 심플하게 준비하고요. 전문성을 위해서 다른 메뉴는 일절 없을 예정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의 사업 계획은, 저는 바닐라 라떼의 팬이자 성공한 뮤덕(뮤지컬 매니아)이기도 해서요. 가끔 뮤지컬 OST도 틀고 작게라도 라이브 콘서트 할 수 있는 공간을 카페 한 켠에 마련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신인도 소개하고 저도 공연 이외의 노래도 들려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코딱지 콘서트라고 제가 작년에 박지연, 이예은 배우와 함께 콘서트를 했었거든요. 기회가 되면 그 곳에서 저희끼리의 정기 공연도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바닐라 라떼의 매력에 대해 말해주세요.

바닐라 라떼는 제가 아는 단맛 중에 가장 고급스러운 단맛인 것 같아요. 같은 바닐라 라떼라도 우유나 원두나 시럽에 따라 얼마든지 변주가 가능하다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 입맛에 가장 맛있어요. (웃음)



현재 참여 중인 뮤지컬 <스위니 토드>에 대해서도 짧게 질문 드릴까 합니다. 이번이 두 번째 참여인데 익숙해지거나 새롭게 다가온 부분이 있나요?

아무래도 그때와 지금 제 나이가 달라졌기 때문에 거기서 나오는 감정이나 행동도 달라졌어요. 그리고 저번 시즌은 음악이 너무 어려워서 그때는 음악적인 부분을 해결하고 따라잡느라 바빴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노래가 조금은 익숙해져서 연기적으로도 다양하게 시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계속 꾸준히 노래에 대해 배우다 보니 스스로 더 단단해지고 안정적인 부분도 생겼고요.

캐릭터 적으로는 저번보다 이번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예쁜 노래와 분장과 의상에 가려져서, 어린 마음에 그저 어여쁜 새같은 어린 소녀로서 다가오는 부분이 컸다면 이번에 참여하면서는 조안나가 마냥 평범하게 자란 소녀가 아니란 것과 조안나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전체적으로 더 눈에 들어오는 것 같더라고요. 이게 왜 이제야 보이나 싶은 부분도 많아서 좀 더 관객들에게 잘 보일 수 있도록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조안나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잖아요. 엔딩 이후로는 이제 조안나를 위험에 빠뜨릴만한 사람이 없어서… 더이상 안소니에게 의지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이제는 더 크고 넓은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게 될 테니까요. 그리고 사실은 조안나가 눈앞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에 과연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 가장 미쳐버릴 사람이 조안나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


이제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네요.

감기 안 걸리고 내년 초까지 스위니 토드를 무사히 끝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할 거예요. 그리고 또 내년엔 <줄리 앤 폴>이라는 새로운 작품으로 인사드리게 될 것 같아요. 모두 건강하게 올 한해 달달하게 마무리 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이지수 배우가 집에서 만든 바닐라 시럽과, 직접 카페를 다니며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합니다. 더 많은 사진과 카페 추천 리스트는 이지수 배우 바닐라 라떼 계정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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